글로벌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낀 고충
F-Lab : 상위 1% 개발자들의 멘토링
📌 글 작성
F-Lab 백엔드 멘토 Jacob
팀 문화와 엔지니어 생산성에 관심이 많은 실리콘밸리 백엔드 개발자
개요
글로벌 B2B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국가별로 기술적 요구사항이 다르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가령 유럽 국가들의 경우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GDPR 이라는 법적 장치가 존재하며 해당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에는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네트워크 단락이 일어나거나 지연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고려가 많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영역을 담당하는 팀이 유럽이 아닌 동북아시아에 있다면,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한 클라이언트를 개발하는 팀이 미국에 있다면 어떨까요? 연관된 기능을 책임지는 엔지니어 팀이 반드시 해당 국가에 위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사항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한 엔지니어, PM 들 간의 긴밀한 협업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는 사람들과 협업
이러한 협업을 해 보면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는 사람들과의 업무는 같은 시간대의, 사무실이라는 동일한 공간에 모여 일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다면 30분 정도 함께 코드를 들여다보며 해결했을 법 한 문제가 며칠씩 발목을 잡기도 하고 간단한 공식 문서 수정 요청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지금은 어려움" 이라는 불친절한 메모와 함께 돌아오기도 합니다.
제가 지난 몇 년간 경험을 통해 배운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업무를 할 때 생기는 문제점과 해결책, 그리고 교훈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로 인해 겪는 어려움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일할 때 마주치는 어려움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의사소통 속도가 느리다는 점입니다.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시차로 인해 응답이 늦어지고, 그 때문에 전반적인 업무 속도가 느려집니다. 화면 공유를 이용해서 코드를 함께 들여다보거나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협업 도구를 사용해도 사무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만큼 속도를 내지는 못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빠른 해결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소통의 효율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 서로 날짜가 다르기 때문에 휴일이나 쉬는 날에도 업무 관련 연락이 올 수 있습니다. 평소 업무 관련 연락에 즉시 대답하는 습관을 가진 분들은 이런 상황에서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시간대의 날짜들을 동시에 보이도록 달력 어플리케이션을 설정해두고 적응하고자 노력했지만 여전히 대체휴일 등을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회의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이 문제가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양해를 구하고 다소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 회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모색해 보았지만 회의 참여율이 저조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참여자가 편한 시간에 회의를 할 수 있는 조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으며, 이는 많은 노력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시도했던 문제 해결 방법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첫째로 한 번의 연락에서 최대한 상세한 컨텍스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시간대 차이로 인해 정보가 부족하게 전달되면 소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상세한 정보를 포함하여 메시지를 주고받음으로써 오해를 방지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습니다.
둘째로는 급한 내용이 아니라면 업무시간 내에 답변하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업무시간 외에는 자동으로 “현재 업무시간이 아니어서 출근 후 답변을 드리겠다"라는 내용의 답신이 자동으로 가도록 이메일을 설정했고 업무를 요청할 때에도 “너의 업무시간이 아니라면 업무시간이 되어서 응답을 주면 좋겠다"라는 내용을 꼭 담았습니다. 동시에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일할 때는 업무 시간을 존중하고, 간단한 답변은 응답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통의 지연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서 기반의 업무 문화를 확립했습니다. 회의를 하기 전에 회의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을 먼저 문서로 작성할 수 있도록 요청을 했고 시차로 인해 실시간 회의나 대화가 어려운 경우에도 문서를 통해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에서는 회의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1 pager 와 6 pager 라는 두 가지 종류의 문서 중 하나를 회의 주최자가 준비해오고 회의 시작 후 10분간은 문서를 읽으면서 회의의 목표가 무엇인지, 참석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는 어떤 것이 있는지, 논의되어야 할 사항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합니다. 아마존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의제, 현재 상황, 문제점들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들을 요약한 문서를 회의 전에 공유할 수 있도록 했고 회의에서 사전 지식의 부재로 논의 진행이 중단되거나 회의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들이 다루어지면서 버려지는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서 미리 공유된 문서에 참석자분들이 회의가 실제로 일어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질문을 남기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서 문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깨달은 것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들도 있습니다.
첫째로, 업무를 적절한 속도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대 차이로 인해 응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업무 기간을 산정하고 업무 요청이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적정한 기간 내에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주어진 기간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 예상된다면 가능한 한 빨리 그러한 사실을 전달해야 그 업무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이 당황하지 않습니다.
둘째로,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일할 때는 업무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할지라도 그런 방식이 허락되지 않는 환경이라면 이메일 등을 이용해서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익히고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이 잘 협업하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와 관행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어, 문화, 습관 등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효과적인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도전적이지만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올바른 전략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하면 더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시간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경험은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에게 있어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의 협업은 도전적이지만 정말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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