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에서 200% 효율적으로 질문 남기기

안녕하세요! F-lab 파이썬 백엔드 멘토 Jacob입니다. 멘토링을 하면서 멘티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슬랙을 통해서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을 종종 뵙게 됩니다. 생각한 것을 글로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계시고 슬랙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질문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한 주에 한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일주일간 쌓인 질문들을 가져오시는 경우가 많았고 구두로 답변을 드리다 보면 한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슬랙으로 질문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혼자서 진행이 어려움을 느꼈지만 이 상황에서 무엇을 질문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스택오버플로우와 같은 웹사이트에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찾아가며 진행을 하다가 한계를 마주쳤을때 이런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대개 "질문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라는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런 분들께는 정확하지 않아도 현재 상황을 최대한 상세하게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드리는 전략이 유효했던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 공유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함께 문제해결을 해나가는 경험을 쌓으면서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도 붙고 질문을 남길때 어떤 정보들이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질문을 남긴 후에 답변을 받기까지 기다리는 일을 어려워 하시는 분

슬랙이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특성상 질문을 남기고 즉각적으로 답변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멘토로 활동하며 만난 분들 중 답변을 기다리느라 노심초사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을 빨리 하고 싶은데 답변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신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답변을 드리는 입장에서 언제까지 답변을 받을 수 있을것이라는 신호를 드리고 직접 찾아볼 수 있는 키워드들을 좀더 빠르게 제공해드리는 것이 불안감을 덜어드리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또 이런 분의 경우에는 슬랙이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익숙해지도록 시간을 드리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답변을 받은 후에 혼자서 실행을 어려워하시는 분

혼자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겪으신 후에 답변을 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도 계셨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험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더 어렵게 만듭니다. 이런 경우 가능한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라인을 제공해드리고 실행 후에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함께 회고해보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두려움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물론 매주 대면하는 시간동안 질문을 집중적으로 하시고 그 이외 시간에는 숙제와 과제를 충실하게 해오시는 방식으로 멘토링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주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F-lab 멘토링 프로그램은 비대면, 그리고 비동기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멘토링의 큰 축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슬랙으로 질문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그렇지 못한 분들에 비해서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가시는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멘티 분들이 멘토링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얻어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슬랙으로 질문을 남길때 유용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슬랙으로 질문을 잘 하는 법

슬랙으로 질문 남길때 꼭 남겨야 할 정보들

슬랙이라는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하는 상황은 얼굴을 마주보고 질의응답을 하는 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정보 전달을 할수 있는 방식이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직접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서는 화면을 보여주거나 함께 문제해결을 시도한 과정을 재현해 보는 등의 방식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떤 접근을 시도했는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슬랙을 이용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상황에서는 같은 방식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직접 대화를 나눌 때에는 관찰에 따라 추가적인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요청할 수 있지만  슬랙을 통해서 질문을 남길때는 질문을 받는 쪽에서 어떤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추가 정보들이 필요할 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래의 항목들을 슬랙 메세지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 상황과 문제 정의 : 어떠한 상황과 마주쳤는지, 그리고 그 상황을 어떠한 문제로 정의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접근했고 어떤 시도들을 했는지 공유해야 합니다.

 

• 현재 상황 :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왔고 어떤 부분이 기대와 달랐는지, 어떤 부분이 이해 되지 않는지 전달해야 합니다.

이 이외에도 여러가지 부가적인 정보들을 함께 전달해서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가령 코드를 실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경우 실행 환경에 대한 정보들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용한 운영체제와 컴파일러나 인터프리터 또는 런타임의 버전과 배포판, 사용한 라이브러리의 버전, 코드 실행시에 실행 환경 (IDE라면 IDE의 설정, 커맨드 라인이었다면 실행에 사용한 명령과 환경변수)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 슬랙을 통해서 문제 해결을 돕는 경우 사전에 전달받으면 유용한 정보는 사용한 코드와 발생한 에러메세지와 스택트레이스입니다. 많은 경우 숙련된 개발자는 코드와 에러 메세지를 통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하면 코드와 에러 메세지와 같은 정보 없이는 숙련된 개발자도 문제 해결을 잘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코드와 에러와 관련된 정보들을 슬랙을 통해서 사전에 전달받으면 문제 원인을 파악해서 빠르게 답변을 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보 전달을 쉽게 하는 도구 활용하기

슬랙이라는 도구의 특성상 긴 텍스트를 붙여넣거나 컴퓨터의 화면에 나와있는 정보들을 전달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코드와 같은 긴 텍스트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 Github에서 제공하는 gist 와 같은 코드 스니펫 공유 도구를 활용하시는걸 권장해드립니다.

코드를 링크 형태로 쉽게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멘트를 다는 등 코드와 가까운 위치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화면에서 어떤 정보들이 유효한 정보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화면의 스크린샷을 저장하거나 비디오 클립을 녹화해서 공유하는것도 좋은 접근법입니다.
 

러버덕 메소드를 활용해서 위 정보들을 정리하기

러버덕 메소드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라는 책에서 소개된 디버깅 방법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고무 오리(러버덕)을 가지고 다니며 문제가 되는 코드의 매 줄을 오리에게 소리내어 설명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대화의 형식으로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 구조화된 설명을 만들어내는 것 보다 쉽게 문제에 접근할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소리내어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점을 발견하거나 잘못된 가정에 대해서 깨닫게 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러버덕 메소드는 대화라는 형식을 빌어서 나의 사고를 구체화하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슬랙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현재 내가 처한 문제상황을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Java 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Unhandled Exception Error 라는 에러가 출력되는 문제를 마주친 상황을 가정하고 러버덕 메소드를 이용해서 슬랙으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을 아래에서 시연해보겠습니다.

"멘토님 코드를 실행하는데 Unhandled Exception Error 라는 에러가 계속 발생해요. 이번 주에 만들기로 한 회원 가입 기능을 만들다가 새로 클래스를 추가했는데 갑자기 이 에러가 나기 시작했구요, 구글에서 검색해보니까 예외 처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나는 에러인것 같아요. 새로 추가한 코드에서 부르는 함수에서 예외를 던지는데 그걸 제대로 받아주지 못하는것 같은데 어느 부분에서 예외를 던지는지 확인을 못하겠어요. 에러 메세지에 분명히 뭐가 문제인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우선 새로 추가한 코드 Github gist 로 공유하고 커맨드 라인에 출력된거도 전부 복사해서 다른 gist로 만들었어요. 혹시 몰라서 실행 과정 화면 녹화한것도 보내요."

위와 같이 문제 상황을 멘토 또는 가상의 인물에게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면 비교적 쉽게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 굵게 처리된 부분을 보면 앞선 문단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알려드린 정보들이 포함된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대치 설정하기

슬랙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얼굴을 마주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상황과 다릅니다. 앞서 설명드린것과 같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텍스트와 첨부파일로 제한될 뿐더러 답변이 즉각적으로 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도 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멘티들은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된 상황에서 멘티들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치를 명시적으로 공유하는것입니다. 서로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것인지를 약속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불편감을 덜어내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에 임할 수 있습니다.

가령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멘티가 가급적 빨리 답변을 받기를 기대한다면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모두가 적어도 12시간 내에는 답변을 남기는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에 따라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와 같이 서로 가지고 있는 기대와 불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된 상황에서 멘티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데 중요한 단초가 됩니다.
 

결론

이 블로그 글에서는 슬랙을 통해서 질의응답을 하는 경우에 어떻게 더 잘 질문을 남기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 글에서 알려드린 커뮤니케이션 방법론과 접근 방식은 멘토링 과정에서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가실수 있게 돕는 것 이외에도 업무와 같은 일상 상황에서 폭넓게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 글을 읽고 배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인정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